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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2022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전형 면접 질문과 답변 내용입니다. (국어교육과)

by 아찌카트 2022. 11. 13.

서울대 수시모집은 거의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면접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면접에서 무척 잘 봤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떨어졌던 기억이 무척 아프다는 학생의 말처럼 비록 떨어진 면접 내용이지만 면접의 내용이 무엇이고 왜 떨어졌는지 일부러 제 블로그에 찾아오신 여러분이 잘 판단하셔서 면접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면접 질문 내용

질문
1. 예비교사부에서 활동했는데 어떤 활동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2. 2학년 때 반에서 ‘우리 반의 비타민 학생’으로 어떻게 선발된 건가요?
3. 책 ‘배움의 발견’을 읽고 공감한 부분이 있다면 말해줄 수 있나요? (자소서 책)
4. 제망매가를 배우고 향가를 분석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 활동을 하게 되었나요?
5.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는데 인상 깊은 구절 같은 게 있으면 말해줄 수 있나요?

답변
1. 많은 활동을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교육 봉사였습니다. 친구들과의 수업시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장감과 직접 아이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저는 정말 다양한 가정환경,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거나, 평소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신체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이걸 교사나 교육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교사나 교육자는 늘 신중, 또 신중하여 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우리 반의 비타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아니고, 담임 선생님께서 1년 동안 반을 위해 수고해준 학생, 청소나 교실 분위기 같은 측면에 애쓴 학생을 위해 격려해준다는 의미에서 진행한 특색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반장 활동을 하면서 청소를 지도하거나, 교실 앞자리에서 한 3명 정도의 친구들과 선생님께 열심히 반응하며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3명 정도가 앞에서 중심을 잡으니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도 활기 있게 수업을 들으며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반장으로서 친구들에게 쓴소리도 해야 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저를 못 미덥게 여기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비타민 학생으로 친구들이 뽑아주어서 정말 기뻤고,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틀리지 않았구나,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격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3. (책의 저자가 일반인들과 완전히 반대된 삶을 살아온 경험을 녹여낸 책이라 공감할 부분을 찾기 힘들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책의 저자인 타라는 모든 일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게 잘못된 환경의 영향이 있음에도, 심지어 가정폭력과 같은 부분에서도 자기 탓을 하곤 했는데, 타라는 교육과 배움을 통해서 잘못된 환경을 깨닫고 자신의 탓만을 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저 또한 어떤 일에 대해 제 탓으로만 돌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며 세상을 향한 눈을 틔우게 해 주는 교육과 배움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꼬리 질문) 자기 자신에게 너무 관대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네, 물론 자기 자신에게 너무 관대한 것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또한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보는 객관적이고 바른 눈을 키움으로써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향가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당시 역사극과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는데, ‘과거로 가면 말이 통할까?’였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통해 1920년대 조선어독본의 음성자료부터 신라의 향가를 당시 발음을 유추하여 읽은 것을 들어보았는데 지금과 비슷하면서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고대 국어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 때도 자연스레 향가에 더 관심을 갖고 들었고, 한자로 쓰인 향찰과 15세기 국어로 쓰인 발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보고 싶어져서 음차와 훈차를 구분하여 해석해보는 활동을 따로 해보았습니다.

교수님 : 국어사에 대해서 배운 적 있나요? / 나 : 교육과정 내에서 배우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교수님 : 그러면 좋아했겠네요? / 나 : 네 역사에 대해 관심도 많고 해서 좋아했습니다 ㅎㅎ

5. (구절은 생각이 안 나서 그냥 인상 깊은 내용을 말했습니다) 저는 특히 공리주의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그저 효율적인 방식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공리주의의 맹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사례로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체코 정부가 국민의 금연을 권장하기 위해 담뱃세 인상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담배 회사는 국민의 흡연 여부에 따른 비용과 편익 분석을 내놓았는데, 국민의 흡연 시 폐암에 대한 정부의 의료비 지출은 늘겠지만 그만큼 국민이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 복지 지원이 줄어서 오히려 자금을 아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읽으며 과연 사람의 목숨과 같은 측면까지 공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인지,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 소감

이상한 질문 나올까 봐 전날 밤까지 독서록에 올린 책 검토하고 생기부 내용 확인하느라 고생했는데, 결국 질문은 선생님께서 연습 때 해 주신 내용 위주로 나온 것 같습니다. 크게 예상에 벗어나는 질문이 없어서 그냥 면접 준비할 때 떠올린 내용을 엮어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학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면접 분위기도 압박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다만 방역 차원에서 두꺼운 마스크에 페이스 쉴드 + 교수님 앞에 투명한 막이 쳐져 있어서 잘 들리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목소리도 큰 편인데 좀 막히고 웅얼거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위기도 질문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니까 본인만 긴장 안 하면 됩니다! 화이팅♥


서울대학교 면접중 참고할만한 내용

교수님 2분에 학생 1명씩 들어가서 10분간 면접을 봅니다. 10분이 지나면 밖에서 면접 도와주시는 분이 노크하고, 그때 답변하던 것만 마무리하고 나오면 됩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다른 대학과 달리 참고 자료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명상 + 나올만한 질문 생각하고 답변을 떠올려보며 대기했습니다. 면접장에서는 ‘저는 국어 덕후입니다. 국어 생각만 하면 행복해져요.’라는 느낌에 빙의해서 말하고 왔습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면접장에서만은 그 분야의 덕후인 것처럼 말하고 오세요 ㅎㅎ. 그러면 친구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설명하는 것처럼 말이 비교적 편하게 나옵니다. 

수험생 여러분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